을사늑약 체결 배경 총정리 : 가쓰라-태프트 밀약부터 러일전쟁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 시대의 증언》

국권 피탈의 순간: 을사늑약과 한일합병

1. 국권 피탈의 배경과 을사오적

• 제국주의 시대와 조선의 위기
• 가쓰라-태프트 밀약과 제2차 영일동맹
• 러일전쟁과 일본의 한반도 지배권 확립
• 을사늑약 체결 과정 : 중명전의 밤
• 을사오적의 실명과 역할
• 고종의 저항과 헤이그 특사 파견

2. 1910년 한일합병조약의 전말

• 통감부 설치와 내정 간섭의 심화
• 정미7조약과 군대 해산
• 이완용과 데라우치 마사타케의 밀실 조약
• 합병조약 체결 절차와 법적 문제
• 국권 피탈 당시 국내외 반응
• 합병 이후 일본의 식민지 통치 개시

을사늑약 체결 배경 총정리 : 가쓰라-태프트 밀약부터 러일전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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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늑약 체결 배경: 열강의 무대가 된 한반도

대한제국이 일본에게 외교권을 강탈당한 을사늑약(1905년)은 단순한 외교 문서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이 조약은 19세기 말부터 전 세계를 뒤흔든 제국주의의 흐름 속에서, 국제 정세와 열강 간의 세력 재편, 그리고 대한제국 내부의 정치적 혼란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나타난 필연적 결과였습니다.

 

당시 한반도는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거치며 국제 열강의 대리전 무대로 전락했고, 일본은 두 전쟁에서의 승리를 통해 조선에 대한 우위를 확고히 하였습니다. 동시에 1905년 일본은 미국과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고, 조선에 대한 지배를 묵인받았으며, 같은 해 영국과도 제2차 영일동맹을 체결해 외교적 후방을 단단히 다졌습니다.

 

이처럼 국제사회는 일본의 한반도 지배에 대해 사실상 침묵하거나 동의하는 분위기였고, 대한제국은 외교적으로 철저히 고립되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국운은 기울고 있었습니다.

 

고종이 대한제국 수립을 선포하며 자주 독립을 선언했지만, 국가 운영의 근간인 군사, 재정, 외교 분야는 이미 외세에 의존한 상태였고, 지배층은 개혁보다는 권력 다툼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안팎으로 지지기반을 상실한 대한제국은 결국 일본의 강압 외교 앞에서 조약 체결이라는 비극적 결과를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을사늑약의 실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 환경과 일본의 제국주의 전략, 열강의 암묵적 묵인, 대한제국 내부의 위기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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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국주의 시대와 대한제국의 위기

1) 제국주의의 도래: 세계를 쪼개 나누던 열강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는 ‘제국주의(Imperialism)의 시대’였습니다. 유럽 열강은 산업혁명 이후 필요해진 값싼 노동력, 원자재,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식민지 개척 경쟁을 벌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약소국이 외교권을 박탈당하거나, 아예 국가 자체가 해체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 영국은 인도를 비롯해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을 지배하였습니다.
• 프랑스는 베트남을 비롯한 인도차이나 반도를 식민지화했습니다. 
• 독일과 러시아도 동아시아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습니다.

이러한 시대 흐름 속에서 한반도는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요충지로 부상했습니다. 일본, 러시아, 청나라, 영국, 미국 등 여러 국가가 이 지역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조선은 외세의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무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2) 청일전쟁과 조선의 자주 선언

1894년, 조선 내부의 동학농민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청과 일본이 동시에 병력을 파견한 것이 발단이 되어 청일전쟁이 발발합니다.

 

일본은 전쟁에서 승리하여 청나라의 영향력을 완전히 몰아냈고, 1895년 ‘시모노세키 조약’을 통해 조선의 ‘완전한 독립’을 청나라로부터 확인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독립’은 형식적이었을 뿐, 조선은 일본의 영향권으로 들어가는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3) 러일전쟁과 일본의 패권 확립

청일전쟁 이후, 한반도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던 또 다른 강대국이 바로 러시아였습니다. 러시아는 만주와 한반도 북부로 세력을 확장하며 일본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결국 1904년, 일본과 러시아는 한반도 및 만주 지역의 패권을 놓고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러일전쟁(1904~1905)입니다.

• 전쟁은 일본이 승리했고, 러시아는 극동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사실상 상실하게 됩니다.
• 1905년 9월 포츠머스 조약을 통해, 일본은 한국에서의 정치·군사적 우위를 국제적으로 승인받게 됩니다.

일본은 이 승리를 통해 조선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권’을 확보했으며, 이후 을사늑약을 통해 이를 명문화하고 제도화하려 했던 것입니다.

4) 대한제국의 위기와 내부 혼란

대한제국은 1897년 고종이 황제로 즉위하면서 조선을 황제국으로 선포한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자주국으로서의 기반은 허약했습니다.

• 재정 파탄: 갑오개혁과 광무개혁 이후 재정은 급속히 악화되었습니다.
• 지방 통제력 약화: 지방관의 부패와 중앙정부의 통제력 상실로 인해 사회 혼란이 가중되었습니다.
• 외교력 부족: 국제정세에 대한 이해 부족과 외교 전략 부재로, 외국의 이권 침탈을 막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외부로부터는 침탈을, 내부로부터는 혼란을 겪는 ‘내우외환’의 위기 속에서 을사늑약은 강제 체결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었습니다.

 

을사늑약 체결 배경 총정리 : 가쓰라-태프트 밀약부터 러일전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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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일본의 외교전: 가쓰라-태프트 밀약과 제2차 영일동맹

을사늑약 체결 직전, 일본은 국제사회의 반발을 차단하고 조선 지배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물밑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쳤습니다. 일본 외교는 당시 열강과의 협상을 통해 조선 지배에 대한 ‘묵인’을 받아내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1) 가쓰라-태프트 밀약 (1905년 7월)

가쓰라-태프트 밀약(Katsura–Taft Agreement)은 일본과 미국 사이에 체결된 비공식 비밀 합의입니다.

• 일본 측 인물: 가쓰라 타로(桂太郎) – 당시 일본 내각총리대신
• 미국 측 인물: 윌리엄 태프트 – 미국 전쟁장관

이 합의에서 미국은 조선에 대한 일본의 보호권을 묵인하는 대신, 일본은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지배를 인정했습니다. 이 밀약은 공식 조약이 아니었지만, 양국이 서로의 식민지 확장 정책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약속으로 해석됩니다.

2) 제2차 영일동맹 (1905년 8월)

영국과 일본은 1902년 제1차 영일동맹을 체결한 바 있었지만, 이는 러시아 견제를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영국과 일본은 1905년 제2차 영일동맹을 체결합니다.

 

이 동맹은 조선에 대한 일본의 우위를 영국이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일본은 영국의 인도 지배를 인정하는 형태로 상호 이익을 공유했습니다.

 

결국 일본은 미국과 영국이라는 두 강대국으로부터 ‘조선에 대한 지배’를 묵인받는 데 성공합니다. 이는 훗날 을사늑약 체결 시, 국제사회의 개입을 차단하는 강력한 외교적 뒷배경이 되었습니다.

 

을사늑약 체결 배경 총정리 : 가쓰라-태프트 밀약부터 러일전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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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외교전과 군사 압박이 만들어낸 조약 환경

이러한 배경 하에 일본은 외교적으로 조선 지배를 국제사회에서 기정사실화시키고, 군사력과 행정력으로 대한제국을 압박했습니다. 러일전쟁 직후 일본은 조선 주둔군을 강화했고, 통신·철도 등 기반시설을 장악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에 일본군이 주둔하며 조정 인사들의 행동을 감시했고, 덕수궁은 이토 히로부미의 밀사들이 출입하며 황제를 회유 또는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일본은 정치적·외교적·군사적으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1905년 11월 을사늑약을 강행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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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정리

구분	내용
국제 정세	제국주의 시대, 조선은 청 · 러 ·일의 대리전장이 됨
전쟁의 연속	청일전쟁(1894), 러일전쟁(1904)을 통해 일본 패권 확립
밀약 외교	가쓰라-태프트 밀약(미국), 제2차 영일동맹(영국)으로 일본의 조선 지배 묵인
대한제국의 한계	재정난, 행정력 부족, 외교 무능 등으로 외세 침탈 저지 실패
일본의 준비	군사력 ·외교력 ·경제력을 총동원해 조약 체결 여건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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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을사늑약 항목
• 국사편찬위원회 - 러일전쟁 관련 원사료 DB
• 김영수, 『을사늑약 1905: 외교권을 빼앗긴 밤』, 휴머니스트
• 박은식, 『한국통사』, 민족문제연구소 (초판 1915)
• E. H. Norman, Japan's Emergence as a Modern State, UBC Press

을사늑약(乙巳勒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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